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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공항에서 시내 가는 법, 5가지 방법 총정리

호치민의 떤손녓(Tan Son Nhat) 국제공항은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입니다. 터미널이 세 개나 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나가는 길이 사실상 하나뿐이고 우리나라 지방 공항 정도 크기라, 일단 내리고 나면 헤맬 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공항을 나선 다음입니다. 뭘 타야 할지, 얼마를 내야 정상인지, 어디서 타야 하는지가 애매하죠. 그동안 이 공항을 수십번은 드나들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나는 어느 터미널로 내리나요

한국에서 직항으로 온다면 무조건 제2터미널(T2)입니다. 이 글의 모든 설명은 T2 기준이니, 여기까지만 읽고 넘어가셔도 됩니다.

터미널용도
T1국내선 (뱀부항공 등)
T2국제선 전용. 한국발 항공편은 전부 여기
T3국내선 (베트남항공, 비엣젯)

T3는 2025년 4월에 문을 연 신축 국내선 터미널입니다. 기존 T1만으로는 국내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새로 지었고, 덕분에 국내선 쪽 혼잡이 꽤 나아졌습니다.

다낭이나 하노이에서 국내선으로 넘어오는 경우에는 항공사에 따라 도착 터미널이 갈립니다. 베트남항공과 비엣젯은 T3, 나머지는 T1입니다. 예약 확인서나 항공사 앱에서 미리 확인해 두세요.

세 터미널은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이동에만 20분 넘게 걸릴 수 있습니다. 국제선으로 갈아탈 계획이라면 시간을 넉넉히 잡으세요. 터미널 사이는 공항 무료 셔틀버스로 오갈 수 있습니다.

어떤 걸 타는 게 좋을까

이런 경우라면추천요금
편하고 빠르게 숙소로택시15~20만 동
최대한 아끼고 싶다면109번 버스8,000~16,000동
앱 결제가 익숙하다면그랩10~14만 동
4인 이상, 아이나 어르신 동반프라이빗 픽업13,000원~
배낭 하나뿐인 1인 여행오토바이 택시약 40,000동

한 가지 미리 말씀드리면, 호치민은 시간대에 따라 정체가 정말 심합니다. 특히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는 길은 거의 항상 막힌다고 보시면 됩니다. 위 요금은 평균이고, 출퇴근 시간대에는 소요 시간이 두 배까지 늘어납니다.

1. 택시

여행 정보를 찾아보면 베트남에서는 그랩을 쓰라는 얘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저도 다른 도시에서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호치민 공항에서만큼은 택시를 강하게 추천합니다. 이유가 세 가지 있습니다.

그랩은 차가 오는 데만 30분에서 50분이 걸립니다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앱에서 기사가 잡히는 것과 그 차가 내 앞에 도착하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배정은 1분 만에 됩니다. 그런데 시간대에 따라 실제 차량이 오기까지 30분에서 50분씩 걸립니다.

같은 비행기에서 내린 수백 명이 동시에 그랩을 부르는데, 차가 들어올 수 있는 도로는 하나뿐입니다. 그 좁은 길에서 수많은 기사가 승객 태우려고 멈춰 서니 병목이 안 생길 수가 없습니다.

반면 택시는 전용 도로가 따로 있어서 내리자마자 바로 탑니다. 요금 차이는 잘해야 몇만 동인데, 그거 아끼자고 짐 들고 더운 데서 40분을 서 있는 건 손해입니다. 여행 첫날 40분이면 시내에 도착해서 밥 한 끼 먹을 시간입니다.

승강장 택시는 검증된 차량입니다

호치민 택시 관련해서 바가지 얘기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맞습니다. 실제로 많습니다. 그런데 그 사고는 대부분 승강장 밖에서 호객하는 차를 탔을 때 생깁니다.

공항 택시 승강장에서 배차받는 차량은 공항과 계약된 정식 택시입니다. 여기서 바가지를 쓸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기록이 남습니다

이건 의외로 아는 사람이 적은데, 승강장 직원은 승객마다 목적지를 물어보고 그걸 적습니다. 단순히 안내하려고 묻는 게 아니라 기록으로 남기는 겁니다.

그러니까 몇 시에 어떤 차를 타고 어디로 갔는지가 남는다는 뜻입니다. 만에 하나 문제가 생겨도 확인할 근거가 있는 거죠. 그랩은 앱에 기록이 남으니 비슷한 면이 있지만, 승강장 밖에서 아무 택시나 잡아탔을 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정리하면 택시는 기다릴 필요가 없고, 검증된 차량이고, 기록이 남습니다. 호치민 공항에서 그랩보다 택시를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타는 곳과 주의할 점

출구를 나와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택시 승강장이 보입니다. 택시는 전용 도로가 따로 있어서, 줄이 길어 보여도 대기 없이 바로 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택시 승강장의 모습. 위 사진의 유니폼 입고 서있는 사람에게 다가가면 알아서 불러줍니다.

사진에 유니폼 입고 서 있는 사람이 보이실 텐데, 저 직원에게 다가가면 알아서 택시를 불러줍니다.

유니폼 직원이 불러주는 택시만 타세요

호치민에는 정식 택시 회사의 로고와 색깔을 흉내 낸 짝퉁 택시가 많습니다. 그런데 구별법이 의외로 간단합니다. 기사가 직접 차에서 내려서 승객에게 먼저 말을 겁니다.

정식 택시는 절대 그러지 않습니다. 승강장 직원이 순서대로 배차해 주니까 기사가 호객할 이유가 없거든요. 그러니 유니폼 안 입은 사람이 다가와서 “택시? 택시?” 하며 따라오라고 하면 그냥 무시하고 승강장으로 가면 됩니다.

승강장 직원이 택시를 잡아주면서 목적지를 물어봅니다. 이때 미리 캡처해 둔 호텔 주소를 보여주면 끝입니다. 베트남어 주소를 발음으로 전달하려다 엉뚱한 데로 가는 경우가 있으니, 캡처는 비행기 타기 전에 해두는 게 안전합니다.

미터기 + 1만 동이 정상입니다

실제로 내는 돈은 미터기 금액에 1만 동(약 550원)을 더한 값입니다. 이 1만 동은 택시가 공항을 빠져나갈 때 내는 공항 이용료입니다.

미터기에 15만 동이 찍혔는데 기사가 16만 동을 달라고 하면 바가지가 아닙니다. 이걸 모르고 기사랑 실랑이하는 여행자를 몇 번 봤는데, 여행 첫 일정부터 기분 상할 일이 아닙니다. 다만 3만, 5만 동씩 더 부르면 그건 다른 얘기입니다.

이 규칙은 택시에만 해당됩니다. 그랩은 앱에 뜬 금액 그대로 내면 됩니다.

2. 109번 공항버스

베트남 다른 대도시와 달리 호치민은 구글 지도 대중교통 안내가 제대로 작동합니다. 한국에서 네이버 지도 쓰듯 출발지와 도착지만 넣으면 노선과 하차 정류장이 바로 나옵니다. 이것만 알아도 버스 난이도가 확 내려갑니다.

출구를 나와 오른쪽 위쪽으로 가면 버스 가판대와 승차장이 있습니다. 머리 위 표지판에 버스 스테이션 방향이 표시돼 있으니 그걸 따라가면 됩니다.

공항 위의 표지판을 보고 버스 스테이션 쪽으로 이동하시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109번 버스의 사진

하차 정류장을 미리 확인해 두세요

버스 탈 때 사람들이 가장 막히는 지점이 “그래서 어디서 내리지”입니다. 한국에서 구글 지도를 미리 깔아두고 이 순서로 확인해 두세요.

  1. 출발지에 ‘떤선녓 국제공항’, 도착지에 가려는 곳을 입력
  2. 대중교통 옵션 선택
  3. 경로가 뜨면 상세 보기를 누름
  4. 경로 맨 끝, 도보 구간 바로 직전에 굵게 표시된 정류장 이름

4번이 내려야 할 곳입니다.

상세 보기를 누르세요
마지막 도보로 걷기 전 굵게 표시된 장소가 하차 장소입니다.

이렇게 하면 소요 시간, 요금, 하차 장소가 한 번에 나옵니다. 혹시 109번이 안 뜬다면 출발 시간을 10~20분 뒤로 바꿔보세요. 배차 간격이 길어서 지금 시각 기준으로는 검색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탈 때 알아둘 것

요금은 어디서 내리느냐에 따라 8,000동 아니면 16,000동입니다. 차 안에 요금 받는 안내원 아저씨가 있는데, 아까 확인한 하차 정류장 화면을 그대로 보여주면 알아서 받아 갑니다.

캐리어는 뒤쪽 수납공간에 따로 싣습니다. 미니버스라 좌석 옆에 둘 자리가 없습니다.

현금만 받습니다. 카드가 안 되니 공항에서 환전이나 ATM 출금을 먼저 하고 나와야 합니다.

배차 간격이 40분쯤 되는 게 제일 큰 단점입니다. 방금 떠났으면 꼼짝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캐리어가 두 개 이상이면 공간도 빠듯하고요.

3. 그랩

그랩은 앱에서 요금이 미리 확정되니까 마음은 편합니다. 그런데 떤손녓 공항에서만큼은 개인적으로 권하지 않습니다.

같은 비행기에서 내린 수백 명이 동시에 그랩을 부릅니다. 그런데 그랩 차량이 들어올 수 있는 도로는 딱 하나입니다. 그 좁은 길에서 수많은 기사가 승객 태우려고 멈춰 서니 병목이 안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사를 배정받는 것과 차가 실제로 오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배정은 1분 만에 되는데 차가 눈앞에 오기까지 30분 넘게 걸리는 일이 흔합니다. 짐 들고 더운 데 서서 기다리는 30분은 생각보다 깁니다.

인원 수에 맞는 가장 저렴한 옵션을 선택하면 됩니다. Tiet Kiem은 10km 이내의 단거리의 경우만 이용 가능합니다.

그래도 탄다면

기둥 번호를 사진으로 보내세요. 호치민 공항은 기둥마다 큼지막하게 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배정되면 채팅으로 지금 서 있는 기둥 번호를 찍어 보내면 됩니다. “공항 앞”이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게 찾아옵니다.

그리고 입고 있는 옷 색깔을 알려주세요. 이게 은근히 중요합니다. 베트남 그랩 기사들은 승객을 옷 색깔로 찾습니다. 이름이나 얼굴이 아니라요. 번역기로 “저는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있어요”를 베트남어로 바꿔서 보내주면 훨씬 빨리 알아봅니다.

그랩 사용법 전반이 궁금하면 [베트남 그랩 완벽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4. 프라이빗 픽업 서비스

4인 이상이거나 아이, 어르신과 함께라면 미리 차량을 예약해 두는 게 훨씬 낫습니다. 택시 두 대로 나눠 타면서 누가 어느 차에 탈지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지치거든요.

예약해 두면 기사가 피켓을 들고 입국장에서 기다립니다. 짐 들고 승강장 찾아 헤맬 필요 없이 바로 차로 가서 목적지까지 갑니다. 새벽 도착 항공편이면 이 방식이 특히 낫습니다.

클룩의 호치민 공항 픽업 서비스 이용 가격

예약할 수 있는 곳은 두 군데입니다. 베트남 호텔은 거의 다 픽업 서비스를 하니 숙소 예약할 때 문의하면 되고, 클룩 같은 예약 사이트에서도 4인승부터 15인승까지 고를 수 있습니다.

두 곳 가격을 비교해 보고 싼 쪽으로 하세요. 호텔이 편하긴 한데 값이 더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요금은 최저 13,000원대부터 시작합니다.

5. 오토바이 택시

위탁 수하물 없이 배낭 하나만 메고 왔다면 제일 싸고 빠르게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막히는 길을 오토바이가 비집고 나가는 걸 한번 경험하면 왜 베트남 사람들이 이걸 타는지 알게 됩니다.

한 가지 모르면 헤매는 게 있습니다. 오토바이는 공항 내부 도로에 못 들어옵니다. 그랩 앱에서 오토바이를 선택하면 탑승 지점이 자동으로 공항 밖 전용 승강장으로 바뀝니다.

공항 내에서 그랩 바이크를 선택하면 탑승 가능한 장소가 자동으로 변경되어 지정됩니다.

거기까지 10분쯤 걸어 나가야 합니다. 멀게 느껴지지만 길은 어렵지 않습니다. 짐 없이 걸어 나가는 현지 사람들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는 게 보입니다. 표지판 찾는 것보다 사람 따라가는 게 빠릅니다.

숙소로 바로 안 갈 거라면

오전 비행기로 도착하면 체크인 시간까지 서너 시간이 붕 뜹니다. 숙소에 짐만 맡기고 나올 생각이거나 아예 공항에서 곧장 시내 구경을 시작하고 싶다면, 어디를 목적지로 찍을지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1군의 동커이(Dong Khoi) 거리 일대면 됩니다. 호치민에서, 아니 베트남 전체에서 가장 번화한 곳입니다. 서울로 치면 명동쯤 되는 위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동커이 거리의 위치

직선으로 1km 남짓한 짧은 거리인데 주변에 웬만한 게 다 모여 있습니다. 백화점과 5성급 호텔부터 사설 환전소, 기념품 가게까지 붙어 있습니다.

환전은 여기서 하는 걸 추천합니다. 공항 환율이 시내보다 나쁜 편이라, 공항에서는 택시비랑 당장 쓸 돈만 바꾸고 나머지는 동커이 쪽 사설 환전소에서 바꾸는 게 이득입니다.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할 때는 거리 이름보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대는 게 낫습니다. 워낙 유명한 건물이라 못 알아듣는 기사가 없습니다. 위치도 마침 동커이 길이 시작되는 지점이고, 바로 옆에 중앙우체국이 붙어 있어서 내리자마자 볼거리가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동커이 길을 따라 아래로 쭉 걸어 내려가면 주요 명소가 차례로 나옵니다. 첫날 반나절 정도는 이 코스만으로 채워집니다.

마지막으로

호치민은 정체가 심한 도시입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지도상으로는 7~8km밖에 안 되는데 시간대에 따라 20분이 걸리기도 하고 한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도착 당일에 예약해 둔 투어나 식당이 있다면 예상 시간에 최소 30분은 여유를 더해서 잡으세요. 첫날부터 시간에 쫓기면 여행 전체 리듬이 흐트러집니다.

베트남 현지 5년 거주 및 10년 이상의 탐방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확인한 최신 여행 정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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